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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방송칼럼] 엄마의 과거까지도 품는 대한민국

정용화(새날학교 명예이사장)

올해 나이 18세인 왕보량이 14개월 전 입국할 때만 해도 낯선 한국 땅에 믿고 의지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엄마 찾아 왔지만 8~9년 전 자신을 버리고 한국으로 떠났기에 배신감이 더 컸다.

엄마도 한국인 새 아빠가 입양하는 형식으로 불러들였지만 먹고사는 게 힘들어 제대로 보살펴 줄 수 없었다. 게다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없어 학교 편입은 엄두도 못냈다. 자연히 친구가 없었고, 우울증에 빠져 며칠간 밥도 안먹고 컴퓨터게임에만 몰두하기도 했다.

왕보량이 다시 희망을 찾은 건 새날학교에 들어간 뒤부터다. 같은 처지의 아이들과 어울리며 상처난 가슴에 위로를 받았다. 기초 한국어부터 생활문화까지 세심하게 지도해주는 선생님을 통해 마음의 문도 열었다.
절망과 분노가 응어리진 자리에 희망과 감사가 스며들면서 새로운 꿈도 돋아났다. 나이 어린 동생들을 보살펴 줄 책임감도 커갔다. 한국어도 많이 늘어 이제는 기초반 후배들에게 통역할 정도가 됐다.

우리나라에는 국제결혼한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중도입국 청소년’들과 학교 부적응으로 중도 탈락한 다문화가족 아이들이 2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14~19세 청소년이 58%나 된다.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관계로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이나 ‘다문화가족지원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대로 방치한다면 우리사회의 불만세력이나 범죄자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대신 잘 키울 경우 완벽한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대한민국 세계화의 첨병으로 성장가능하다. 실제로 새날학교의 한 학생은 의료통역으로 높은 급료를 받고 있다. 새날학교에는 왕보량 같은 아이들이 15개국 출신, 80여명이 있다. 그런데 아직 다문화 대안학교로서 정식인가를 받지 못해 운영비 대부분을 독지가 후원에 의존하고 있다. 축구공 하나, 쌀 한가마도 소중한 자원이다. 30여명의 교직원들은 월급도 없이 자원봉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호남미래연대는 활동 목표 하나인 ‘사회통합’을 위해 새날학교 지원 사업을 전개중이다. 정식학교 인가 문제부터 학용품 후원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고자 유명가수도 초청했다. 이 자리를 빌어 새날학교를 후원해주신 많은 기업과 단체, 독지가들에게 고개숙여 감사를 드린다.
새날학교를 향한 따뜻한 마음은 절망에 빠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살려주고, ‘엄마의 과거’까지도 품어 안는 성숙한 세계국가 대한민국으로 나타날 것이다.

정용화(새날학교 명예이사장·(사)호남미래연대 이사장)

관리자   작성일 : 2011년 02월 21일 2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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