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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방송] '고려인의 눈물' 애끓게 노래한…이동순 '강제이주열차'
원로 시인이자 비평가인 이동순의 열여덟 번째 시집 '강제이주열차'(창비 펴냄)가 낯선 조상의 땅에서 유랑민으로 전락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국내 이주 고려인동포들의 가녀린 삶에 큰 위로를 주고 있다.

지난 8월 출간된 시집은 옛 소련 시절 스탈린 사회주의 독재 정권이 자행한 고려인 강제 이주사를 연작시로 다루었다. 강제 이주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우리 동포들에 바치는 진혼곡인 셈이다.

시집은 3부로 나눠 고려인 강제 이주 역사, 사할린 한인들의 기구한 삶, 카자흐스탄에서 만난 동포들의 비애를 노래한다.

고려인마을 제공


이동순은 작가의 말에서 "고려인 강제 이주 문제는 우리 민족문학사에서 여전히 미완의 과제이다. 그동안 소외와 무관심 속에서 방치돼 있었기에 더욱 그러하였다"면서 "이제라도 나는 강제 이주 문제를 내 문학의 화두로 삼고 당시 현실과 정황을 정성껏 복원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떠나던 날'

이삿짐 꾸려
화물차에 싣고서
정든 집 뒤로 두고 길 떠나는데
키우던 삽사리
아무 영문도 모르고
컹컹 짖어대며 따라오던
그 모습이 눈물 속에 어룽거리네

한참 달려오다 지친 개
길 복판에 멀뚱히 서서 바라보는데
두 볼 타고 저절로 흐르는 눈물
우리 떠나면 저 삽사리
어느 누가 밥이라도 제때 챙겨줄까
화물차가 굽잇길 돌자
살던 집 점점 멀어져 안 보이네

초목도 왈칵 뽑아
다른 곳으로 떠서 옮기면
제자리 잡아가기 힘이 드는데
하물며 사람 터전을
어찌 그리 준비도 없이 떠밀어가나
코뚜레 없이 코가 꿰였고
고삐 없이 목줄 매여 끌려가는구나

우리가 너희들 닭이냐
우리가 너희들 소 돼지냐
이렇게 마구 다루고 부릴 정도로
우리가 그렇게도 만만하더냐
왜놈 피해 떠나온 연해주
이제 다시 아득한 중앙아시아로 떠밀려가네
가련한 우리 고려인 신세

1973년 동아일보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이동순은 50년 가까운 시력을 자랑한다. 1989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며 비평가이자 문학사 연구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족적을 남겼다.

나눔방송: 양나탈리(고려인마을) 기자
관리자   작성일 : 2019년 12월 11일 0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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