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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방송] 꿈꾸는 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
-연해주에서 품었던 자치의 꿈, 광주에서 ‘삶’이 되다
낯선 조상의 땅에서 삶을 다시 세우는 일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광주 고려인마을은 ‘돕는 공동체’를 넘어 ‘일하는 공동체’, 더 나아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치마을 공동체로 나아가고 있다.

이 마을의 여정은 단순한 정착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한 세기를 건너 이어져 온 꿈의 현재형이다. 그 뿌리는 일제강점기 국권회복을 염원하며 연해주로 이주했던 고려인 선조들이 그려왔던 자치마을의 이상에 닿아 있다.

총과 망명만으로는 민족의 존엄을 지킬 수 없다는 깨달음 속에서, 그들은 교육과 협동, 문화와 경제로 공동체를 세우고자 했다. 학교와 신문사를 세우고 극단과 악단을 만들며, 서로의 삶을 책임지는 마을을 꿈꿨다. 그 고귀한 이상은 세월 속에 묻히지 않았다. 오늘의 광주에서 다시, 삶의 숨결로 되살아나고 있다.

꿈꾸는 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사진=고려인마을 제공


자치의 중심에는 언제나 교육이 있었다. 그 고귀한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받은 오늘날 광주 고려인마을의 지역아동센터와 청소년문화센터, 새날학교는 배움과 돌봄을 잇는 든든한 사다리로 자리 잡았다. 성인을 위한 한국어 학당과 사회통합프로그램, 조기적응지원센터는 언어와 제도의 벽 앞에서 주저하는 이들에게 일상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 주고 있다.

또한 자녀를 따라 귀환한 노년 세대를 위한 노인돌봄센터는 치매 예방 교육과 무료급식 등 일상 돌봄으로 노년의 삶을 품어 주고 있다. 입국 초기 어려움에 처한 동포들의 적응을 돕는 여성쉼터와 질병·알코올 중독 등 위기 상황을 보듬는 남성쉼터는 “공동체가 함께 책임진다”는 약속을 실천하는 안전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아이와 청소년의 미래는 예술 속에서 자란다. 고려인마을 청소년 오케스트라 ‘아리랑’과 어린이합창단은 음악으로 언어의 벽을 넘어서는 배움의 장이다. 악보를 맞추는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협력과 규율을 배우고, 무대에 서며 자신을 믿는 법을 익힌다. 무대 위 아이들의 얼굴에는 ‘정착의 불안’ 대신 ‘가능성의 빛’이 번진다. 전문 연주자의 멘토링과 함께하는 빅토르최 기타교실은 재능을 발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공동체 안에서 꿈을 설계하는 출발점이 된다. 이는 선조들이 중시했던 교육·문화 중심의 자치마을 정신이 오늘의 언어로 살아 숨 쉬는 현장이 되었다.

또한 관광은 자립을 견인하는 힘이다. 관광객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운영되는 고려인마을주민관광청은 마을 해설사 양성, 골목 해설·전시·체험을 유기적으로 엮어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사람의 목소리’로 전한다. 관광은 방문으로 끝나지 않는다. 해설과 안내, 체험 운영, 상점과 특화거리의 일자리로 이어지며 주민의 소득과 자립을 키운다.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주민 참여와 의사결정이 강화되고, 자치의 역량도 함께 단단해지는 선순환이 마을에 뿌리내리고 있다.

과거를 기억하는 일 역시 현재를 살리는 일이다. 고려인문화관과 문빅토르미술관은 잊혀진 선조들의 역사를 복원하며 마을의 정체성을 세우고, 의료 사각지대를 막아서는 고려인광주진료소는 안정된 정착을 뒷받침하는 생명의 안전망으로 기능한다. 여기에 일자리 창출의 거점인 고려인마을 특화거리가 더해지면서, 자립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생활 속 현실이 된다. 이는 연해주에서 꿈꾸었던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마을’의 정신이 자치마을공동체 광주고려인마을에서 구현되고 있다.

따라서 광주 고려인마을의 방향은 분명하다. 관광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예술로 재능이 자라며, 그 가능성은 일자리로 이어져 안정된 정착으로 완성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주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치를 통해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이어진다.

이에 광주 고려인마을은 선조들이 품었던 자치마을의 이상이 현재의 전략과 만날 때, 연대는 삶을 지탱하는 생계가 되고, 희망은 산업을 넘어 공동체를 움직이는 제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도 요란하지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고려방송:이부형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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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 2026년 02월 07일 0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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