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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방송] 설 명절 앞둔 광주 고려인마을, 아이들 웃음과 재잘거림으로 들썩
-마을 골목을 누비는 고려인마을 아동들
-노래와 웃음 속에 피어나는 또 하나의 고향
설 명절을 앞두고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겨울 한기가 남아 있는 골목마다 아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히 오갔고, 놀이터와 마을 곳곳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친구를 부르는 맑은 목소리와 재잘거림이 골목을 채우며, 마을 전체는 하나의 따뜻한 무대처럼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마을 골목을 누비는 고려인마을 아동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희망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었다. 두툼한 점퍼를 입은 아이들은 놀이터와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문화센터를 오가며 웃음꽃을 피웠다. “설날이다!”라고 외치며 힘차게 달려가던 아이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자부심이 함께 어려 있었다. 낯선 조상의 땅에서 시작된 삶이었지만, 그 골목만큼은 아이들에게 분명한 ‘우리 동네’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설 명절 앞둔 광주 고려인마을이 아이들 웃음과 재잘거림으로 들썩이고 있다/사진=고려인마을 제공


놀이터에서는 공놀이가 한창이었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도 아이들의 숨결은 뜨거웠다. 서로를 응원하며 공을 주고받는 모습 속에서 언어와 문화의 차이는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웃음만이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 자전거와 보드를 타고 골목을 씽씽 달리던 아이들의 모습도 익숙한 풍경이었다. 그 뒤를 따라 “제발 조심해!”라고 외치던 부모들의 다급한 목소리는 걱정과 사랑이 뒤섞인 공동체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었다.

청소년문화센터 안에서도 명절의 온기는 이어졌다. 마을지도자들이 정성껏 준비한 피자와 치킨이 아이들에게 전달되었고, 설날 새뱃돈도 하나씩 손에 쥐여졌다. 봉투를 두 손으로 받아 든 아이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번졌고, 어른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등을 두드렸다. 마을이 아이들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어린이합창단 연습실에서는 지역사회 초청잔치를 준비하는 노랫소리가 맑게 울려 퍼졌다. 또박또박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며 어깨를 맞댄 아이들의 모습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강제이주와 전쟁, 유랑의 세월을 지나온 부모 세대의 기억 위에 아이들은 노래로 또 다른 미래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한편, 아이들의 웃음과 달리는 소리에 “낮잠을 잘 수 없다”며 놀이터로 가 달라는 일부 선주민의 불평도 들려왔다. 그러나 그 생동감 넘치는 풍경은 1970년대 한국 농촌마을의 설날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문이 열린 집들 사이로 아이들이 골목을 놀이터 삼아 뛰놀던 정겨운 장면이 이곳에서 다시 이어지고 있는 듯했다.

이처럼 광주 고려인마을의 설날은 단순한 명절 행사를 넘어서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너희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공동체의 메시지가 골목 곳곳에 스며들고 있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던 길 위에는 신뢰와 사랑, 그리고 함께 살아가겠다는 다짐이 놓여 있었다.

해가 저물 무렵에도 마을은 쉽게 고요해지지 않았다. 놀이터를 지키던 아이들은 손을 흔들며 “내일 또 만나자!”라고 외쳤고, 그 인사에는 기대와 설렘, 그리고 함께라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설 명절을 맞은 광주 고려인마을에서는 재잘거림과 웃음, 노랫소리와 부모의 걱정 어린 외침이 어우러지며 또 하나의 고향이 자라고 있었다. 또한 아이들의 작은 발걸음은 마을의 내일을 더욱 밝게 비추고 있었다.


고려방송:임용기(고려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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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 2026년 02월 17일 0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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