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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방송] 광주 고려인마을 사람들, 달아실상인회 최홍표 회장의 골목 공동체
-고려인마을 관광자원과 지역상권 연결…선주민·이주민 공동체 회복에 힘쏟아
-광산세계야시장 성공 개최·골목상권 회복 앞장…선주민·고려인동포 잇는 든든한 가교
“상인들이 장사가 잘돼 웃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고생한 것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골목이 살아야 마을도 살아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역사마을1번지‘ 광주고려인마을을 품고 있는 전남광주 광산구 월곡2동에서 미래광고를 운영하며 달아실상인회를 이끌고 있는 최홍표 회장. 그의 하루는 자신의 가게보다 골목 상인들의 형편을 살피는 일에서 시작될 때가 많다.

중앙아시아와 러시아권 출신 고려인동포가 밀집해 살아가는 월곡2동은 이제 국내 대표적인 이주민마을공동체 공간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바라보는 월곡동의 미래는 단순히 ‘이주민이 많이 사는 거리’에 머물지 않는다.

오랫동안 이곳을 지켜온 선주민과 새롭게 정착한 고려인동포를 비롯한 이주민들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함께 장사하며, 같은 골목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상생의 마을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최 회장이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는 침체된 골목상권 회복이다.

그는 달아실상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월곡2동의 음식점과 상점, 고려인마을 특화거리, 지역 축제와 관광자원을 하나로 연결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힘써 왔다.

그 과정에서 선주민 상가와 고려인동포가 운영하는 중앙아시아·러시아권 음식점과 이주민이 운영하는 식당과 마트 등을 따로 바라보기보다 하나의 상권으로 묶어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에게 긴급의료비를 전달하는 달아실상인회 최홍표 회장/사진=고려인마을 제공



이 같은 노력은 최근 열린 제3회 광산세계야시장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세계 각국의 음식과 공연, 체험행사가 펼쳐진 축제 당일 월곡동 일대에는 5만여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몰렸다. 최 회장은 약 400m에 이르는 행사장을 수십 차례 오가며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살피고 현장을 챙겼다.

행사가 끝날 무렵 한 식당 주인이 그에게 “회장님, 오늘 매출이 500만원을 넘었습니다”라고 말하자 최 회장은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평소 하루 매출이 수십만원에 머물던 소규모 식당과 상점들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오랜만에 상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모습을 보면서 축제가 왜 필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상인들이 잘되고 골목에 사람이 몰리면서 마을 전체에 생기가 도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뻤다”며 “세계야시장이 단순히 하루 즐기고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월곡2동 상권을 알리고 다시 찾게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올해 세계야시장 일정이 확정되면서 최 회장은 1년 전부터 계획했던 부부동반 해외여행까지 취소했다. 이미 항공권도 마련해 놓은 상태였지만 상인회장으로서 축제 현장을 비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제가 없다고 축제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열리는 행사를 제대로 만들어 놓아야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행은 다시 갈 수 있지만 올해 축제는 올해가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축제가 끝난 뒤 귀가한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긴 밤 12시30분께였다.

온종일 행사장을 누빈 탓에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다음 날 아침 그는 다시 영산강변을 12㎞가량 걸으며 축제를 돌아봤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장사가 잘돼 웃고 있던 상인들의 얼굴이었다.

최 회장은 축제의 외형을 키우는 것만큼 상인 모두가 혜택을 나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부에서는 세계야시장을 하루가 아닌 1박2일 행사로 확대하자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음식점 등 축제와 직접 연계된 업종은 매출 증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특정 업종의 매출 증가만으로 축제의 성공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행사 기간 교통 통제나 고객 접근성 저하로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업종도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어느 한쪽만 좋아서는 오래갈 수 없다”며 “요식업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과 주민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상인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의 활동은 상권 활성화에 그치지 않는다.

최 회장은 선주민과 고려인동포 사이의 보이지 않는 거리를 좁히는 데도 꾸준히 힘을 보태고 있다. 고려인마을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어려움에 놓인 이웃을 살피는가 하면, 질병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고려인동포를 위해 긴급의료비를 전달하는 등 나눔도 이어왔다.

미래광고 대표로 지역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상인이면서도 자신의 이익보다 마을 전체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해 온 것이다.

그는 “고려인동포들도 이제 우리와 같은 동네에서 살아가는 이웃이고 함께 골목상권을 만들어가는 주민”이라며 “선주민과 이주민을 나누기보다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해야 월곡동도 안정된 마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인마을 역시 최 회장의 이 같은 활동을 선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지역공동체의 모습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최홍표 회장은 지역 상인으로서 고려인동포를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상권 활성화와 주민 화합을 위해 늘 현장에서 함께해 온 분”이라며 “이러한 작은 실천과 연대가 쌓이면서 고려인마을과 월곡2동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곡2동은 지금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

고려인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중앙아시아 음식문화와 고려인 역사문화 자원이 알려지면서 골목상권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동시에 기존 선주민 상권과 이주민 상권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함께 성장할 것인가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그 중심에서 최홍표 회장은 오늘도 거리를 걷는다.

거창한 구호보다 상인 한 명의 목소리를 더 듣고, 어려운 이웃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사람이 다시 찾아오는 골목을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가 바라는 월곡2동의 미래도 소박하다.

“상인들이 장사 잘하고, 골목마다 사람이 오가고, 선주민이든 이주민이든 서로 반갑게 인사하면서 함께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진짜 살기 좋은 마을 아니겠습니까.”

선주민과 이주민이 경쟁하는 골목이 아니라 서로 손을 맞잡고 살아가는 골목. 최홍표 회장이 꿈꾸는 월곡2동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꿈은 광주 고려인마을이 ‘함께 살아가는 마을’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작은 힘이 되고 있다.

고려방송: 안엘레나(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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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 2026년 10월 06일 0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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