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2012년 3월6일 전남일보 칼럼 -지역속으로- 에 게재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가 운영하는 아프리카 근로자를 위한 쉼터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공단에 있다. 이 쉼터는 1998년 문을 연 이후 수많은 아프리카 근로자들이 찾아와 정신적, 물질적 평온을 얻고 돌아가는 안식처가 되었다. 가나, 나이지리아, 세네갈, 남아공, 케냐 등 검은 대륙에 쉼터가 알려지자, 한국행을 택한 아프리카 근로자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광주를 최종 목적지로 삼기도 한다.
하지만 공간은 한정돼, 밀려드는 근로자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좁은 공간을 쪼개어 일인용 모기장을 치게 했더니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려 치열한 싸움을 벌이기 일쑤였다. 때로는 자리다툼을 하다 주먹다짐이 오가기도 했다. 일단 자신의 영역이 확보되면 그 안에서 음식도 먹고 컴퓨터와 음악을 들으며 이국땅에서 안도감과 평안함을 마느끼곤 한다.
이것마저 어려워진 근로자는 맨바닥에 자리를 깔고 잠자리를 마련해 하루하루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쉼터에 지난 겨울부터 누전 차단기가 위험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날씨가 추워지자 너나 할 것 없이 전열기를 사용하면서 사용 용량을 초과하자 누전차단기가 수시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하루에도 수차례 내려가는 누전차단기를 바라보며 근심하던 쉼터관계자는 인근기업에 도움을 청했다. 주)선호기업 정문섭 사장을 만나 쉼터 안전을 위해 사내 전기안전점검관리자를 보내 줄 것을 요청한 것, 선호기업은 즉시 전기 안전점검관리자를 보내 쉼터전체의 상황을 점검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시설의 전기시설은 전반적으로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정사장은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노후 된 전선을 조속히 교체해야 한다."며 발 벗고 나섰다. 정사장의 도움으로 동인전력(주)이 적극적으로 나서 쉼터 전선교체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후 누전차단기가 내려가는 일이 없어졌다. 아프리카근로자들은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다.
지역 외국인근로자들의 소식을 전하는 ‘나눔방송’에 소개된 내용이다. 이사례는 나눔방송이 해낸 작은 업적이라 할 수 있다. 나눔방송은 지역에 정착한 외국인들의 소통의 장이 돼가고 있다.
나눔방송은 한국 땅에 들어와 숨죽이며 살아가는 이방인의 어려운 삶을 소개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 인터넷을 통해 송출하는 방송이다. 운영비도 없이 하루하루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 SNS 를 통해 송출할 뿐이다.
한국인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이주민을 돕기 위해 시작된 방송이, 마음이 따뜻한 한국인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주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15개국 출신 이주민들이 한국에 정착한 자국민의 애달픈 사연을 가져와 실어줄 것을 요청해 본인의 이름으로 기사를 작성하여 내보내고 있기도 하다. 방송을 접한 많은 지역민들도 기꺼이 도움을 요청하는 손을 잡아주고 있다. 광주에서 시작된 나눔방송에서 나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을 보았다.
이천영: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대표, 새날학교 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