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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방송칼럼] 광주가 고려인을 품자.
지난 3월 광산구 월곡동에 중앙아시아 출신 고려인을 위한 ‘고려인센터’가 문을 열었다. 최근 고려인 수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고려인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정보센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고려인으로 불리는 중앙아시아의 재외동포는 스탈린 시대 화물열차에 실려 황무지에 내팽개쳐진 슬픈 사연을 안고도 끈질기게 황무지를 개척, 잘사는 소수민족으로 뿌리 내린 우리민족이다.

1930년대 말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은, 극동 연변지역의 우리 동포들이 일본과 내통했다는 혐의를 씌워, 18만 여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추방 시켰다. 이때 화물열차편으로 이송도중 5,000명 이상이 추위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간간이 쉬는 정거장마다 숨을 거둔 동포들의 시신을 묻으며, 눈물로 도착한 곳이 허허 벌판 오늘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이었다.

눈물의 그 곳, 갖은 고초를 겪으며, 황무지를 개간해 한국인의 뿌리를 내렸던, 우리 역사의 슬픈 단면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그곳이 바로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역사이다. 그런데 1991년 12월 소련 연방이 해체되고 중앙아시아국가들이 독립하고, 독립 국가 고유 언어를 쓰는 정책과 소수 민족에 대한 회교 민족주의로 인해 고려인이 중앙아시아를 떠나고 있다. 대부분 조상들이 살던 극동 러시아,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연해주로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60여 년 동안 피 땀 흘려 정착한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뒤로하고 아버지와 조상들의 고향 연해주로 돌아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연해주를 포함한 러시아의 입장도 만만치 않아 재이주 규모나 속도는 중앙아시아의 상황 변화와 러시아 각 지방의 고려인 정착 여건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로인해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하여 빈곤과 유랑생활을 거듭 해야 만하는 고려인의 수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한 가지 방편으로 많은 고려인들이 한국행을 택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 입국한 고려인들은 정착지를 찾아 전국을 떠돌다 광주지역에 몰려들고 있다.

이유는 고려인출신 결혼이민자 신소야씨가 지난 2005년부터 고려인 지원 사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에 입국해 어려움을 겪는 고려인들을 광주로 불러 일자리를 찾아주고 정착할 때까지 자신의 집을 내어주며 돌보기 시작하자 입소문을 타고 고려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수 백 명의 고려인이 광산구 월곡동일대에 정착촌을 마련하고 거주하게 되었다. 서울. 경기지역에 정착하여 고달픈 삶을 꾸려가던 고려인들까지도 광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으나 도움의 손길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신소야씨가 최근 자비를 털어 월곡동에 위치한 상가를 보증금 300만원, 월 40만원에 임대, 게스트하우스와 만남의 장소로 수리한 후 지난 3월 4일 개소식을 가질 수 있었다..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근로자지원단체인 사)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가 고려인을 위한 편의시설 및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는 전담반을 구성하여 돕기 시작했다. 따라서 2010년 광주거주 고려인 수가 100 여명에 불과했으나 불과 2년 만에 그 수가 급속히 증가하여 현재 7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지금은 광산구 월곡동 지역이 고려인 집단 거주지로 변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조상의 땅으로 돌아온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이 한국 땅에 정착,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광주시민들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광주는 민주화의 도시이자 인권도시임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가 백성을 보호하지 못하여 유랑민족이 되어야만했던 고려인을 내형제요, 자매로 따뜻이 맞이해야 한다.

지금이 그때다.

이천영(새날학교 교장,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대표,나눔방송 대표)

전남일보 2012년 5월1일자 지역속으로 칼럼에 실린 글임을 밝힙니다.
관리자   작성일 : 2012년 05월 01일 0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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